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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녹색당 교육정책 당원집담회”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

쉬엄쉬엄 2016. 2. 16. 14:57
지난 2월 3일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는 녹색당 교육정책 당원집담회가 열렸습니다. 그동안 녹색당 차원에서 교육에 대한 간담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주 오랜만에 교육이라는 주제를 갖고 당원들과 이야기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이날은 그동안 준비된 녹색당 교육정책을 당원들과 이야기하고 보완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이날 교육정책 집담회에는 당원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심자들이 40여분 넘게 오셨습니다. 함께 이야기된 다양한 주제와 내용을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에 사진과 함께 그날의 분위기와 발언을 간단히 전달합니다.

 

“녹색당 교육정책 당원집담회”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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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담회는 녹색당 비례대표 예정자인 ‘이계삼’ 후보의 발표로 시작했습니다. 이계삼 후보는 밀양 투쟁을 함께한 녹색당의 탈핵 후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십수년간 교사로 지내며 교육에 대한 깊은 고민을 글로 풀어내기도 했습니다. 녹색당의 교육정책은 녹색당의 여러 분들의 노력을 거쳐 뼈대를 잡고 틀을 만들었습니다. 다만 그간 녹색당의 교육 정책위원으로서, 또 이번 총선을 앞두고 녹색당의 비례대표로 출마한 이계삼 후보가 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2016년 총선을 앞둔 녹색당의 교육정책이 궁금하다면 다음의 링크를 클릭해 공약집을 먼저 읽어보세요. [제20대 총선 정책공약집]

 

이날 이계삼 후보는 교육정책을 준비하며 먼저 당원들이 “원칙과 방향”에 대해 공감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동안 진보교육을 풀어내지 못했던 답답함을 설명하며, 교육비를 누가 댈 것인가, 평가제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녹색당은 어떤 교육, 어떤 방향을 이야기해야 할까요?

 

흥미로운 것은 녹색당의 교육정책에는 ‘배움 주체들의 사회경제적, 정치적 권리 보장’이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이날도 이계삼 후보를 포함해 여러 사람의 입에서 이 단어가 반복되었습니다. 또 녹색당에서는 교육정책이라는 표현과 함께 배움이라는 단어를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교육의 내용 역시 ‘녹색’으로 삶을 의미있게 만들 수 있는 삶의 교육을 지향해야 합니다.

 

이계삼 후보는 교사로 재직하며 고민했던 경험들을 곳곳에서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임용교사제 폐지”에서 힘을 주어 이야기했는데요, 경쟁을 통해서 양성된 교사가 아니라, 교육이 무언가 다른 삶의 가치있는 것을 제공하기 위해서 교사 양성을 위한 대학이 목적형 대학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날 발표는 정책자료집의 내용을 짧게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따로 정리하지는 않습니다.

 

당원들의 공약에 대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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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까지 계속 참가자들이 늘어났습니다. 이날 참가자들은 녹색당 당원들만은 아니었습니다. 곳곳에서 당원이 아닌 분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40여명의 참가자들 중에는 공교육 교사 외에도 교육학자, 대안교육과 다양한 분야의 교육 종사자들이 참가했습니다. 또 청년녹색당원들도 참가해 자신들의 경험을 풀어놓았습니다. 교육집담회는 뜨거운 관심 속에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평소보다 훨씬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는데요, 다양한 참가자들만큼이나 이야기의 주제도 무척 폭넓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때로는 교육공약에 대해,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경험과 교육에 대한 관심사를 이야기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최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교육이라는 주제가 관심을 받아본 적이 있었던가 싶습니다. 누구의 이야기처럼 교육 논의가 교육감 선거에 집중된 것도 맞는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교육감이 할 수 없는 정책, 정치가 책임져야 하는 교육이 있다는 것은 누구가 공감할 것입니다. 또 녹색당에서의 교육은 삶의 총체성을 반영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더 넓은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또 이야기를 나누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이날 이야기된 것들을 몇가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특별히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읽어보면 어떨까요?


 

 

DSC08063“배움과 교육의 차이는 무얼까. 교육이라는 말은 불필요한 것인가?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배움이라는 말로 교육이라는 말을 단순히 대치할 수는 없다. 얼마나 가능할까? 교학상정 – 가르침과 배움이 같이 자란다는 말이 있다.”

 

“예전에는 참교사 같은 것들을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다들 너무 피곤하다. 무언가 교육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면 “원래그래”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인권이 왜 학교로 들어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교육과정으로 좋은 것들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안전과 책임. 교장은 교사들을 얽매고 너의 책임만을 끊임없이 강요하기 때문에 좋은 정책이 학교 현장에 반영되기 힘들다.”

 

“배움의 주체의 사회경제 권리, 정치적 권리라는 것의 문제. 배움의 공동체로 설정하는 것. 다른 교육 쪽에서 제안하지 못하는 정책이라 관심있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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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결론은 교육에 돌봄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돌봄이 꼭 같이 가야한다. 공익요원들을 군대 대신 지역아동센터에서 받기 시작한게 몇 년 되었다. 21~22살에 온다. 공익 중에 교사로 임용될 예정인 선생님이 있었다. 나중에 교사로 발령 받았는데, 이런 시간을 갖지 않았으면 아이들에 대해 알지 못했을 거란 이야기를 했다. 발령을 몇 년 기다리기도 하는데, 임용받은 선생님들을 발령 전에 지역아동센터에서 받으면 어떨까 싶었다. 학원 선생님은 경력으로 인정되는데 기다리는 동안 지역아동센터 근무를 경력과 급여를 지원할 수 있지 않을까.”

 

“공약이 학부모적 관점이고, 당사자적 관점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주체의 목소리는 빠져있다.”

 

“교사가 학생을 평가하고 교사가 잘못했을때 학생이 이야기할 수 없는 틀이 있다. 선생님은 학생 평가를 위한 잣대, 생활기록부가 있다. 학생도 교사를 어느정도 비판할 수 있는 틀이 필요하다.”

 

“학생들도 쓰는거 싫어하는데 교사도 쓰는 거 싫어한다. 서술형 평가가 입시에 반영된다고 하면 교사의 글쓰기 실력이 학생의 진로를 결정하게 된다.”

 

“교원임용교사 폐지한다는게 반가웠다. 한편 걱정은 교사들이 점점 더 다양한 학생들을 이해하기 힘든 사회구성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임용교사가 폐지되어도 교육기간이 늘어난다는 것 뿐인데 교육 현장에 아이들을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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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의 교육정책이라는 것도 사회 기획의 추진력과 완결성이라는 측면에서 교육정책 배움정책이 작동하는지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교육정책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대안교육 현장들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보도들이 있는데 사회가 전혀 준비되지 않아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유기적 순환에서의 삶의 현장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가 녹색당의 사회기획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완결성 안에서 이야기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입시교육을 깨는 것은 어렵다. 4년제 대학진학률이 폭락해야 한다.”

 

“방송대만 봐도 10대 친구들은 대학교육이 싫어서 중학교 자퇴하고 고등학교 검정고시 보고 들어온 경우들이 많다. 반면 50~70대들은 내가 정말 하고싶은 공부이기 때문에 오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그룹들을 보면서 돌봄에서부터 폭넓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재교육(평생교육)에 대한 부분도 다뤄주셨으면 좋겠다.”


 

어떤 목소리에 공감하시나요? 밤 10시가 다 될 때까지 당원들의 질문과 의견은 끝이 없었습니다. 오랜만의 자리가 반가웠는지 모인 당원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않았고, 각자의 자리에서 교육의 관점을 이야기했습니다. 오랜 공교육 교사로서 지금의 학교 현장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었고, 자신의 학교 경험이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 역설하는 청년 당원도 있었습니다. 교육학자로서 현재의 교육을 진단하기도 하고, 대안학교과 교육 단체의 구성원으로서 교육에 대한 바람을 이야기한 분들도 계셨습니다. 녹색당의 정책에 공감해주시는 분들과 걱정과 고민을 내어놓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깊은 경험을 통해 통찰한 이야기였습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했던 교사 임용 예정자의 경험은 작은 울림이 되기도 했습니다. 교육이라는 주제는 넓게 생각하면 할 수록 우리가 어떤 관계에서 살아갈지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분명했던 것은 이날 나눈 이야기들이 다른 어떤 정당에서도 담아낼 수 없는 것들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의 문제가 교육으로만 해결될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해 보였습니다. 이날 나왔던 질문은 다시 정리해서 이계삼 후보 예정자의 답변 형식으로 곧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대답을 담을 수는 없겠지만 녹색당이 교육과 배움의 정책을 만들어가는 길이 되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많은 당원들이 참여해서 녹색당만의 색깔있는 교육정책을 희망해봅니다. 교육정책을 만들어 가는 일정은 일번 총선을 넘어서 계속됩니다.